일어나라 열사여1 [정태춘과 그의 음악세계]_02. 민중 속으로 들어간 시인, 투사가 되다 음악을 넘어 시대와 마주한 시인은 마침내 투사(鬪士)가 되었다. 이 시대를 상징하는 어떤 항소이유서가 호소하고 있듯, 80년대는 가장 온순한 인간들 중에서 가장 열렬한 투사를 만들어 내는 부정한 시대였고 진정 조국을 사랑하는 많은 청년들의 마음속엔 설명하기 어려운 슬픔과 노여움에 쌓여 있었다. 1987년 6월의 함성은 억눌린 그것들의 분출이었으며 거리로 쏟아져 나온 그 거침없는 민중적 욕구들은 7,8월의 노동자 대투쟁과 89년에서 91년으로 이어지는 공안정국을 거치며 정태춘에게도 큰 충격을 안겼다. 이미 언더그라운드 무대에서 다양한 청년들과 교감하며 자신의 음악이 가져다주는 서정과 향토성이 잠깐의 위약(僞藥)에 불과하다는 번뇌에 고심하던 그는 이 시대의 물결을 자신의 새로운 음악적 원천으로 삼았다. 그 .. 2023. 10. 3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