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팔로 하는 포옹1 -가짜 팔로 하는 포옹 -가짜 팔로 하는 포옹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주말엔 보통 약속을 잡아 천안 터미널에 간다. 어릴 적부터 역마(驛馬)에 대한 본능적인 끌림이 있어 걷는 것이 좋고 차량으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것도 좋아한다. 일단 여정을 시작하면 타지가 주는 낯섦과 설렘, 여기저기로 뻗어있는 길들, 알 수 없는 사연들이 가득한 세계 속으로 내 몸을 밀어 넣는다. 차창 너머 다가오는 세계는 시야 속에서 단숨에 빨려들어 오는 듯 보이지만 그 세계의 의미는 유랑자를 붙잡지 않고 그대로 흘러간다. 움직이고 있는 동안 그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애매한 상태가 된다. 세계가 몸을 붙잡지 않고 몸이 세계에 매달리지 않으니 흘러가는 동안 세계는 사유나 증명의 범주를 벗어나 그저 경험되어진다. 일상에서 인간이 체험할 수 있는 자유란 .. 2024. 11. 2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