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취향1 -쓸모 있는 바보 -쓸모 있는 바보 우연한 계기로 에릭 홉스봄의 짤막한 전기 하나를 읽었다. 나는 본시 노인을 좋아한다. 세상과 인간에 대한 해박함과 초연함이 그들의 지닌 최고의 매력이라 할 수 있다. 하물며 그 노인이 19세기 전체사 서술의 기념비적인 거장이면서 그 생애 자체로 지난 세기 시대의 증인인 자라면 어떠하겠는가. 나는 고민할 것도 없이 게걸스럽게 그의 삶과 그에 대한 진술을 탐독해 나갔다. 그러다가 흥미로운 단어 하나와 뜻하지 않게 재회했다. 그것은 내게 어떤 상념 하나를 불러일으키는 것이었다. 언제부터였는지는 몰라도 나는 글을 읽거나 쓸 때, 말을 듣거나 할 때, 생각을 할 때조차도 냉소와 역설을 찾아다니는 버릇이 있다. 제 나름의 의분이나 문제의식도 있고, 그걸 목표나 이상이라 부르고 싶은 공명심과 호승심.. 2023. 10. 16. 이전 1 다음